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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직한 견공의 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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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평사 작성일18-02-06 08:27 조회1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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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이 가고 무엇이든 술술 풀린다는 무술년이 왔습니다. 

세월은 흐르는 물 같고 쏜 총알 같이 빠름을 실감합니다.

정유년을 맞이하면서 알찬 수행을 해 보겠다고 설계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별 진전 없이 벌써 일 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간 것입니다.

알고 보면 시간이라는 것은 꿈속을 헤매는 중생살이에서 생겨난 개념이지 꿈을 깬 분상에서는 한 시간 한 달 내지는 한해 두해 나누어 끊어지는 시간은 없습니다.

그러나 어찌 하겠습니까.

시간은 엄연히 흘러흘러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일 년 이 년 신속히 지나가는 것을 느끼는 중생살이를 계속하고 있으니

또다시 무술년 한 해의 설계를 해야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정유년은 무척 고단한 해였습니다.

세계적으로는 평화의 탈을 쓴 강대국들의 횡포가 더욱 악랄하고 비열해져 국제적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동포이면서도 아주 먼 이방의 적으로 보여지는 북한은 핵개발을 고집하여 민족 갈등과 공포를 조장하고,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인들을 무력케 한 영하 70도의 한파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기상이변, 지구촌 곳곳에 일어난 강력 사건들, 생각조차 하기 싫은 그런 해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많은 변화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몇몇 부류들의 국정 농단은 깨어있는 시민의식으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건국 이래 초유의 사건이 있었고 촛불의식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최대 역점 정책인 적폐청산이라는 신선한 운동이 시작되기도 하였습니다.

 

무술년 황금개띠 해엔 우리 모두 서로에게 충직한 사람이 되어 이 모든 불안 요소를 슬어버리고 마음 놓고 일하고 쉴 수 있는, 그리하여 일 한만큼의 보상을 얻는 사회, 부정과 비리가 없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모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면 개띠 해에 개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개에 대한 인간의 감정은 좀 복잡합니다.

우선 부정적인 점을 살펴보면 옳지 못한 세상을 개 같은 세상이라 부르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개 같은 , , 개만도 못한 등 욕설 악담에 반드시 들어가는 나쁜 이미지 입니다.

개에게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가 어째서 있게 되었는지는 각자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가려진 진짜 인간의 감정은 특별합니다.

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과 가장 가까이 지내는 친한 동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애완동물 1호라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입니다. 개는 성질이 충직해서 주인을 잘 따르고 죽음을 무릅쓰고 주인을 지켜 줍니다.

맹인을 안내한다던지 국경 경비나 마약 수색에 쓰이는 동물은 개 말고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개는 충성과 신의(信義)의 동물로 여겨 옛날 귀한 집 자식이나 벼슬한 사람에게 붙이던 작위(爵位) ()자를 붙여 견공(犬公)이라고 까지 호칭하기도 합니다.

또한 개는 악한 귀신이나 삿된 귀신을 쫓아 준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이렇듯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친구이자 조력자로 자리매김 해왔습니다.

불교와 관련된 전설에도 개가 등장하는 일화가 많아 불교인들은 견공을 특별히 대우하는 편이지요.

대표적인 전설은 경주 최부자집 개 무덤 이야기인데 최부자의 어머니가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 앞에 당도하여 생전에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보지 못한 것이 한이라면서 한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염라대왕은 이 노파의 절절한 간청에 감동하여 소원을 들어 주었습니다. 다만 전생의 업이 무거우므로 인도환생(人道還生)은 못시키고 축도환생(畜道還生)인 살던 집의 강아지로 환생 시켰습니다.

아들집에 태어난 강아지가 무럭무럭 자라서 어미 개가 될 무렵 매일 밤 최부자의 꿈에 그 개가 어머니로 변하여 이러이러하여 염라대왕의 허락을 받고 왔으니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참배케 해달라고 사정하더랍니다.

효성이 지극한 최부자는 그 강아지가 어머님의 환생이라 믿어 어머님처럼 잘 모시고 해인사 대장경각을 참배시켜 드렸습니다.

그날 밤 꿈에 다시 어머님이 현몽하여 자식들에게 고맙다는 칭찬을 하고 나는 원을 풀었으니 이제 다시 돌아가야겠다, 너희들은 대대로 잘 살 것이다 하고 손을 흔들면서 가셨는데 꿈에서 깨어보니 과연 개는 죽어 있었습니다.

효성스러운 자식들은 그 개를 부모님 상을 당한 것과 똑같은 예로써 장례를 모셔 그 무덤이 지금까지 전해내려 옵니다.

속설에는 개는 대개 인도환생하기 쉽다고도 하고 먼저 간 조상이나 형제자매가 그 집 개로 환생하여 은혜를 갚는 일이 많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개고기를 먹는 것은 조상이나 자식의 고기를 먹는 것과 같다하여 불자들은 먹지 않는 것이 불문율(不文律)처럼 되어 있습니다.

또 절집 안에 전해오는 견공에 관한 유명한 실화가 있어 소개합니다.

중국 일본 한국의 불교계에서 육신보살로 화현하신 지장보살로 추앙받는 신라시대 지장스님(김교각 : 695~794)과 삽살개 이야기입니다.

신라 성덕왕의 왕자로 태어난 김교각은 24세에 출가하여 지장(地藏)이라는 법명을 받아 열심히 수행했습니다.

지장스님은 큰 뜻을 품고 중국 유학을 결심하고 오차송이라는 소나무 종자, 황립도라는 벼 종자, 금지차라는 신라 차(오늘날의 녹차) 종자를 가지고 중국 안휘성의 구화산에 가서 도를 이루어 많은 중생을 제도 하셨습니다.

지장스님은 열반하신 뒤 화장을 하지 않고 등신불이 되셨는데 지금 구화산에는 김교각 지장스님의 등신불이 봉안되어 중국 최고의 불교성지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불자는 물론 세계 각국의 불자들이 순례하는 불교성지가 되었습니다.

산승도 십 여 년 전에 참배했는데 지장스님이 가지고 가서 심었다는 오차송(우리나라 반송)이라는 멋진 소나무를 보았고 그 지방에서는 불자가 아닌 사람도 김교각스님을 벼 종자와 차 종자를 전해주고 농사법을 가르쳐준 은인으로 숭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장성지 구화산 초입에 화성사라는 큰 절이 있는데 그 절 법당 앞에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삽살개 석상이 서있습니다.

이 석상(石像)이 바로 김교각스님이 중국에 유학가실 때 따라 간 삽살개인데 고국을 그리워한 스님과 삽살개의 마음을 표현하여 조각해서 신라땅을 바라보듯이 신라 쪽을 향하여 안치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삽살개는 주인인 교각스님을 따라 이역만리 중국까지 가면서 강도와 나쁜 무리들의 공격으로부터 스님을 보호해 드리고 평생 곁에서 시봉했다고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요즘 인터넷에 소개되는 견공들의 정보들을 보면 자기 몸을 던져 주인을 구했다는 소식들이 넘쳐납니다.

견공은 이처럼 충성스럽고 한번 새기면 끝까지 변하지 않는 신의가 있습니다.

요즘 이()끝을 따라 수시로 변하며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는 인간들을 보면서 견공들을 보기가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같은 애완동물이지만 고양이는 다르지요. 자기를 아무리 귀여워해주는 주인이라 해도 장난삼아 괴롭히면 반드시 할퀴고 달아납니다.

흔히 고양이는 자기를 괴롭힌 자에게 반드시 해코지를 한다고 하지요.

고양이의 배신을 현대인들의 표상이라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산승도 씁쓸합니다만

그러나 견공은 자기를 예삐 여기는 사람을 절대로 공격하지 않습니다.

자기에게 가해지는 아무리 심한 체벌에도 반항하지 않고 죽여줍쇼 하며 바짝 엎드리는 것이 견공입니다.

개는 주인을 물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지요.

상사나 동료 은인을 언제고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인간들, 개의 해에 개같은 충직한 사람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산승도 한때 견공의 그 충직스러움을 사랑해서 견공을 곁에 둔적이 있는데, 그때 견공의 충성심과 신의를 보았습니다.

머물던 절이 마을과 가까워서 견공을 운동시키기 위하여 잠시 풀어놓으면 마을로 곧장 내려가곤 했지요. 그런데 마을로 내려가서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이웃집 염소를 괴롭힌다는 사실을 알고 단단히 교육시킬 요량으로 염소우리 앞으로 끌고 가서 매섭게 때려 주었습니다.

매의 효력이 며칠은 가더니 얼마 후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역시 더 매섭게 때려주고 회초리로는 모자라 발로 차고 저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서 등을 마구 밟기도 했지요.

바로 이때 등을 밟는 그 순간 그 견공의 신의와 충성심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무척 아팠던지 대낮인데도 두 눈에서 파란 광기를 발산하며 저의 정강이를 물었는데, 물은 것이 아니라 다만 본능적으로 물으려고만 한 것입니다.

엉겁결에 물었지만 깨물지를 않은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견공의 진심과 절제력을 알게 되었고 어찌나 부끄럽고 미안 했던지 두고두고 사과하고 그를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나라면 그런 상황에서 나를 핍박하는 상대에게 어떻게 대응했겠는가.

견공처럼 이성을 잃지 않고 자기반성을 할 수 있었겠는가는 지금도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저 자신의 비열함을 발견할 때마다 사십년 전의 그 견공을 상기하며 삶에 있어 스승으로 삼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이 충성과 신의의 개띠 해를 맞이하며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을 살펴봅시다. 얼마나 진실한 삶을 살아왔는가, 나라에 직장에 가문에 혹은 속해있는 단체에 얼마나 충성했는가, 그리고 가족 친구 직장동료 사회멤버 겨레 동포에게 신의는 얼마나 지켰는가, 또한 자기를 신뢰할 자신은 얼마나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봅시다.

알고 보면 사회악은 남의 일도 아니며 남의 탓도 아닙니다.

모두 자기로부터 생겨난 일들입니다. 즉 자신이 충직스럽지 못하고 신의가 없기 때문에 주변에 투쟁 갈등 반목 증오 배신 등의 불협화음과 부조화(不調和)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사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자기만 깨끗해지면 세상은 자연스럽게 깨끗해집니다.

자기만 정의로워지면, 신의로워지면, 정직해지면, 세상은 그대로 정의사회 신의사회 바른 사회가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국토가 청정하면 한 세계가 청정하고, 한 세계가 청정하면 전 우주가 청정하다하셨습니다.

불자 여러분 금년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나 자신만은 정의와 신의를 지키는 참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를 다스려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서로 할퀴고 물어뜯어 다 죽을 지경이 된 이 나라 국민 모두가 배신과 갈등에서 벗어나 한 민족임을 확인하고 더욱 영광된 겨레로, 국민으로 함께 노력하여 화기애애한 가족으로, 우정 어린 친구로, 상부상조하는 동료로, 남과 북이 아닌 하나의 대 한국(大韓國)으로 봉합하는데 앞장섭시다.

견공(犬公)의 해에 우정과 신의를 지키는 사람,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악한 마음 삿된 마음 거짓마음을 뽑아버려 우리 모두 자신과 이웃에게 미더운 사람이 됩시다. 나무아미타불 ! ! !

光源幻惺 



이 글은 영평법보 무술년 2월호에 게시된 주지스님 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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